감기가 걸려 버렸습니다. 비가 와서 쌀쌀해졌는데 반팔만 입고 산책했더니 걸려 버리고 말았네요. 엄마는 "오유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네가 얼마나 헐렁하면 개도 안 걸리는 감기가 걸리겠냐. "라고 하셨습니다. 감기랑 헐렁한 거랑 뭔 연관이 있는 건가요? 예?.. 저는 코를 풀다가 문득 , " 근데 '오육월' 을 왜 '오유월' 이라고 하는 거지? 속담이라 그런가.. " 궁금했습니다. 어떤 게 맞는 걸까요?
속담을 찾아보니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걸린다' 였습니다. 여기에는 '오뉴월' 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도대체 '오육월 , 오유월 , 오뉴월 ' 중에 어떤 게 맞는 걸까요?
오육월 vs 오유월 vs 오뉴월
*오육월 : '오뉴월'의 비표준어(출처:고려대한국어대사전)
*오유월 :[방언] '오뉴월'의 방언(제주)(출처:우리말샘)
*오뉴월 :
1. 오월과 유월. 또는 오월이나 유월
2. 음력 오월과 유월이라는 뜻으로, 여름 한철을 이르는 말.
(출처:표준국어대사전)
위와 같이 , '오뉴월'이 맞습니다.
'오육월'은 비표준어, '오유월'은 제주도 방언인데요. 방언은 표준어가 아닙니다. '오뉴월'만 표준어입니다.
'오뉴월' 이라고 하는 이유
이렇게 [오뉴월] 이라고 하는 이유는 , 5월[오월] 6월[유월]을 연속으로 말하면 부자연스럽고 발음상 스트레스를 주거든요. 그래서 '오뉴월'로 줄여서 발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 1006을 [천뉵] 이라고 발음하고, 106을 [뱅뉵] , 16을 [십뉵] 이라고 발음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하필 5월과 6월을 붙여서 부르는 걸까
'오뉴월' 이라는 말은 5월과 6월을 합쳐서 부르는 순우리말 표현인데요.
'오뉴월'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
'음력 오월과 유월' 이라고 나와있거든요. 옛날에 쓰인 말로 추론할 수가 있어요. 요즘은 음력 잘 안 쓰잖아요.
음력으로 5월,6월은 한여름입니다.
옛날에 우리나라는 농경사회 였잖아요. 그래서 날씨에 굉장히 민감한 사회였는데요. 음력 5월과 6월 무렵부터 무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5월과 6월 무렵을 묶어서 '오뉴월' 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오뉴월'은 단순히 5월,6월을 말하는 게 아니고요. '5월~6월의 덥고 습한 시기' 란 의미가 있는 겁니다. 이렇게 더운 시기에 감기에 걸리기란 쉽지 않은 것이죠.
즉, 속담,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걸린다'는
'이 무더운 시기(오뉴월)에는개도 감기에 안 걸리는데 , 너는 감기에 걸린 약골이구나'라고 놀리는 겁니다.
옛날부터 '개'는 사람을 무시하는데 많이 사용되었네요. ㅎㅎ;;
그런데 엄마는 "오유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 다는데 ~" '오유월' 이라고 하셨네요. 틀렸네요. 푸하하하하
신기한 건 , '오유월'은 제주도 사투리인데 , 우리 엄마는 경상도 출신 이거든요. 미스터리네요.
결론은
'오육월'(x) - 비표준어
'오유월'(x) - 제주도 방언
'오뉴월' (o) -표준어
'오뉴월'은 '음력 오월과 유월이라는 뜻으로, 여름 한철을 이르는 말
'몰랐던 지식 정리해둠 > 생활 속 맞춤법과 어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밋다 vs 재밌다 / 맞춤법 - 이거 되게 재밋다 (0) | 2025.05.26 |
---|---|
할수밖에 vs 할 수밖에 vs 할수 밖에 vs 할 수 밖에 / 띄어쓰기- 인정할 수 밖에 없군 (0) | 2025.05.19 |
곤욕 vs 곤혹 / 맞춤법과 의미 -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서 곤혹스러웠다 (0) | 2025.05.14 |
덜익다 vs 설익다 / 차이 - 컵라면은 설익은 게 맛있지 않아? (0) | 2025.05.13 |
할게요 vs 할께요 / 맞춤법 - 내일 할께요 (0) | 2025.05.12 |
만발 vs 만반 /맞춤법 -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0) | 2025.05.08 |
않아 vs 안아 / 맞춤법 - 밤에는 좀 춥지 안아? (0) | 2025.04.29 |
아사모사 vs 어사무사 / 맞춤법 - 아사모사 하게 말하지 마시고 (0) | 2025.04.18 |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