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잤다. 계속 잤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밥 먹고 자야지!!!"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잠을 잤다. 잠깐 깨서 시계를 보니 7시였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투표를 하러 갔다. 참 보람찬 하루였다. 이것이 오늘 저의 어제 일기였습니다. 일기를 쓰다가 헷갈린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그고 나서'인지 '그고 나서'인지 이걸 정말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저는 '그리고 나서'로 계속 써왔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대박.. 

'그고 나서' 가 맞습니다. 

그러면 , 왜 '그고 나서'가 맞을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겁니다. 

'~고 나서' 는 반드시 동사 뒤에 와야 합니다. 

즉, '그러고'는 동사고 '그리고'는 동사가 아니라는 거죠. 

일단, 이것을 기억하고 다음을 읽어 주세요. 

 

 

'~고 나다'에 대해 

나다' 또는 '나서'의 보조 동사 용법 

•'나다'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  보조 동사로 쓰일 때는 주로 '~고 나다' , '~어 나다'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요 , 이때 앞에는 동작을 나타내는 본동사(동사)가 옵니다. 

 

• '나서'는 보조동사 '나다'의 활용형 이기 때문에 , 역시 본동사(동사)의 뒤에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구성입니다. 

예) '밥을 먹고 나서' , '과제를 끝내고 나서' , '씻고 나서'등  

☞여기서 '먹고' , '끝내고' , '씻고'가 본동사(동사) 란 얘기죠. 

 

연결 어미 '~고'의 결합

• 연결 어미  '~고'는  앞선 내용과 뒷 내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고 나서'에서 '~고'는 단순한 연결 어미를 넘어선 특수한 구성을 이룹니다. 

 

• 즉, '동사의 어간 + ~고 +보조 동사(나다)'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관용적 표현이기 때문에 , '~고 나서'  앞에는 반드시 '동사'가 와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가 올바른 이유 

• 위에서 보았듯이 , '~고 나서'는 반드시 동사 뒤에 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동사 '그러다'의 활용형입니다. 동사니까 뒤에 '~ 고 나서' 가 오는 겁니다. 

 

• '그러다'는 앞 문장의 행동을 받는 대동사이고, 뜻은 '그렇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 '동사의 어간 + 고 나서 ' 의 형태가 되어야 하므로 , '그러다 + 고 나서 => 그러고 나서'가 됩니다. 

예) 밥을 먹었다. 고 나서 잠을 잤다. 

 

• 이, 그 , 저 계열을 이룹니다. → 그러고 나서 , 이러고 나서 , 저러고 나서 

 

 

'그리고'는 왜 안 될까? 

• 접속부사는 '그런데, , 그래서 , 그러므로.... '  이런 것들이 접속 부사입니다. 문장과 문장을 대등하게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 '그고'는 접속부사인데 ,  접속 부사는 동사와 결합할 수 없습니다.  

 

• 위에서 ' ~고 나서'는 반드시 동사 뒤에만 온다고 했잖아요. '그리고'는  동사가 아니고 접속 부사  이기 때문에 뒤에 '~고 나서'가 올 수 없습니다.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죠. 

 

• '그리고' 는 동사도 있는데요. '(그림을) 그리다' , 그리다(그리워하다) '는 동사이기 때문에 '~고 나서' 앞에 올 수 있지 않느냐 ~라고 할 수 있지만 , 문맥상 의미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예) 밥을 먹었다. (그림을)그리고 나서 잠을 잤다. ☞ 말이 안 되잖아요.?! 느닷없이 그림은 왜 그리나요. 

 

 

결론은 

'~ 고 나서'는 반드시 동사 뒤에만 옵니다. 

'그고'는 동사라서 '그러고 나서' 가능 

'그고'는 접속 부사(동사 아님)라서 '그리고 나서' 불가능 

 

밥을 먹었다. 그고 나서 잠을 잤다.(O)

밥을 먹었다. 그고 나서 잠을 잤다.(X) 

 

 

※이 글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 대사전을 참고하여 공부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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