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것 요점정리/생활 속 맞춤법과 어휘

빠가시리 ,배가사리, 동자개 ,퉁구리 , 퉁가리 / 이 물고기의 진짜 이름은 무엇일까요

하루팡 2024. 9. 10.

삼촌 차를 타고 영강이라는 큰 강 옆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매운탕 집이 많더라고요. 빠가사리 매운탕이라고 쓰여 있는 집이 있었습니다. 삼촌이 빠가사리 먹어봤냐고 하셨어요.  먹어본 적 없다고 했더니 ,  "빠가사리를 못 먹어봤다고?  그럼 퉁구리 라고 들어봤어? " 하시더군요. 어릴 적 아빠와 강에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해 먹은 기억이 있는데 아빠가 그 고기를 '퉁구리' 라고 불렀던 거 같았어요. 어릴 적 기억도 있고 궁금하기도 해서  빠가사리가 어떤 물고기인지 알아봤습니다. 
 
 

빠가사리,배가사리,동자개,퉁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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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매운탕 집 간판에 붙어있던 '빠가사리' 라는 이름은  정식 명칭이 아니더군요.  사투리였어요. 
빠가사리의 정식 명칭은 바로 '동자개'입니다. 
 
 
 
*동자개 
사전에도 동자개 설명이 있지만 이건 제가 직접 잡아본 기억도 있어서 더 자세히 설명이 가능합니다. 
 
동자개는 흐르는 강에 사는 민물고기입니다. 
생김새는 매기처럼 생겼는데 매기보다는 훨씬 작습니다. 매기는 까만색이잖아요. 동자개는 누런색입니다. 고동색 비슷해요.  비늘이 없고 미끌미끌거려요.  매기처럼 입 옆으로 총 4개의 수염이 나있어요. 긴 거 두 개 작은 거 두 개요.  눈은 머리 위에 아주 작은 게 두 개 있고요. 매기처럼 미간이 아주 넓어요.
크기는 다 크면 길이는 일반 성인남자 손바닥 정도의 길이입니다. 약 20cm~25cm 정도 하는 거죠. 근데 그 보다 작은 게 많고요. 다들 아시겠지만 물고기는 큰 개체는 진짜 잡기 힘들어요. 잡으면 월척인 거죠.  
 
주로 강바닥 돌밑에 숨어서 움직이지 않아요.  발목정도 깊이의 흐르는 강물에도 많아요. 돌을 들추면 그 밑에 숨어 있습니다. 근데 이 동자개가요 엄청 무서운 물고기예요.  가시가 있어요.  가슴지느러미가 양옆으로 뻗어있고  등에 등 지느러미가 있는데요. 그 지느러미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요. 그래서 손으로 확 잡으면 가시에 찔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엄청 아프고 피도 납니다.  잡으려고 하면 일부러 가시를 세우는 거 같습니다.  독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통증이 엄청나서 약간이 독이 있나 싶기도 해요. 찔리면 쏘인 느낌의 통증이 나고요 피도 납니다. 그래서 잡을 때 숙련된 사람 아니면 잡기가 좀 어려운 물고기예요. 
 
근데 이 동자개를 왜 그렇게 잡으려 하냐 하면요.  맛이 좋아요. 보통 민물고기는 잔뼈가 많고 흑냄새가 나서 맛도 없고 먹기 힘들거든요. 근데 동자개는 육질이 좋고 맛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작은 고기라 살점이 많지는 않지만 , 살이 하얗고요.  매운탕 해서 살점 뜯어먹으면 탱글 한 게 맛있었어요.  그래서 매운탕집 간판에 빠가사리 매운탕 집이 많은 거 같습니다. 맛이 좋아서요. 
 
 
 
*퉁가리 
삼촌과 저희 아빠가  빠가사리와 '퉁구리'를 엮어 부르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퉁구리를 찾아보니 도무지 나오지를 않는 거예요. 
 
검색 끝에 나온 게 '퉁가리'라는 물고기가 있더라고요.  '퉁가리' 설명이 나온 곳을 보니 딱 동자개와 생김새나 특징이 비슷한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크기였어요.  동자개는 손바닥 만하게 큰 것도 있는데  퉁가리는 그 보다 훨씬 작아요. 미꾸라지 정도로  다 큰 게 약 15cm 정도 됩니다.   퉁가리를 아빠는 퉁구리라고 불렀던 거였어요.  퉁가리 역시 매운탕 감으로 많이 잡았던 물고기였죠.  퉁가리도 지느러미에 가시가 있어요. 찔리면 엄청 아빠요.  
쏘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가시에 찔리면 손이 얼얼하게 아파요.  
 
동자개를 잡다보면 퉁가리도 많이 잡혀서 빠가사리와 퉁구리를 같이 엮어 말하는 것 같습니다. 사는 곳도 같고 성격도 비슷하거든요.  동자개를 잡아서 배를 갈라보면 퉁가리가 들어었었던 기억도 있어요.  동자개가 더 큰 물고기이고 사나운 육식 물고기이다 보니 더 작은 퉁가리를 잡아 먹는 것 같습니다.   둘다  가시로 쏘는 물고기라 정말 잡을 때 긴장을 많이 했었죠.  만약 동자개나 퉁가리를 잡으러 강에 가면 , 반드시 뜰채로 잡으세요. 손으로 잡으면 가시에 쏘입니다. 손질 할때도 먼저 죽인 다음에 하고요. 
 
 
 
*배가사리 
빠가사리는 동자개의 방언이었습니다.  빠가사리를 알아보다가 비슷한 이름의 물고기를 발견했는데요.  바로 '배가사리'라는 물고기가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배가사리도 어릴 때 강에서 많이 봤던 물고기예요.  '배가사리'는 '빠가사리' 와는 완전 다른 물고기예요. 
 
-배가사리 -
배가사리는 잉엇과의 민물고기입니다.  생긴 건 잉어처럼 생겼는데 크기가 잉어보다는 많이 작다고 가슴지느러미 등지느러미가 커요. 지느러미가 약간 망둥어 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연한 누런색인데 등 쪽은 푸른빛이 돌아요. 몸통 전체적으로 점박이 무니가 연하게 있어요.  다 큰 것이 15cm 정도입니다. 잉어는 계속 헤엄을 치잖아요. 그런데 이 배가사리는 흐르는 강물 모래 바닥에 배를 대고 가만히 있는 물고기입니다. 물의 흐름을 따라 계속 헤엄치는 물고기는 아니에요.  강에서 물안경 끼고 잠수하면 모래 바닥에 이 배가사리가 가만히 엎드려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어릴 때 많이 봤죠.  배가사리는 잡기가 진짜 어려워요. 엄청 빠르기도 하고 민감해서 조금만 다가가면 금방 사라져요.  그래도 잡으면 매운탕으로 끓여 먹습니다.  맛은 잘 모르겠어요. 동자개가 훨씬 맛있는 물고기입니다. 
 
 
 
결론은 
'동자개'가 맞춤법에 맞는 정식 이름이고요. 
'빠가사리'는  방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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