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나왔습니다.  백패킹을 하러 산으로 올라갔는데요. 마침 달도 없는 날이어서 그런지 엄청 캄캄하더군요. 손전등 없으면 앞이 안 보일 정도였어요.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칠흑같이 어둡다 진짜 ".  칠흑?..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칠흑인가 칠흙인가.. 친구는 '칠흙' 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흙을 칠한 것처럼 까맣다는 뜻이 아니냐는 거였는데요.  그러면 '흙칠'이라고 해야지 왜 '칠흙'이냐고 했더니 외래어라서 어순이 달라서 그렇다고... 이런 엉터리 같으니라고.   그래서 '칠흑'인지 '칠흙'인지 제대로 한번 알아봤습니다. 

 

 

 

 

'칠흑'이 맞네요.  칠흙은 아예 없는 말입니다. 

 

그러면 왜  엄청 어두울 때  '칠흑' 같다고 하는 걸까요? '칠흑'이 도대체 무슨 뜻이기에. 

 


 

*칠 (漆 黑 / 옻칠, 검을 흑)

: 옻칠처럼 검고 광택이 있음. 또는 그런 빛깔 <<표준국어대사전>>

 

 

☞ '칠흑'은 한자어입니다.  한자를 보면 漆(칠)이  '옻'이라는 뜻인데요. 이게 옻나무에서 추출한 어떤 액체인 것 같습니다. 이 '옻'의 색깔이 아주 검은색이라고 합니다.  黑(흑)은 '검다'는 뜻입니다.   '칠'과 '흑'이 둘 다 검다는 의미가 있네요.  검다는 뜻이 둘이 들어간다는 것은 아주 아주 검다고 강조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칠흑같이 어둡다 '라는 것은 '아주아주 너무너무 어둡다'라는 것입니다. 

 

 

 

*칠 (x) 

'흙'으로 쓰면 틀립니다.  '흙'은 길바닥에 있는 그 흙이고요. 한자어도 아니고 순우리말입니다. 흙은 그냥 흙 그 자체입니다. 흙은 검은색도 아니고요.   검다는 뜻이 있는 黑(검을 흑) 자를 쓴 '칠흑'이 맞습니다. 

 

 


 

 

결론은 

칠(漆) - '옻'이라는 뜻이고 '옻'은 아주 검은빛을 띤다. 

흑(黑) - '검다'는 뜻 

 

'칠'과 '흑' 둘 다  검다는 뜻으로  '칠흑'은 아주 아주  검다는 것을 강조함. 

 

* 칠흑같이 어둡다 →  겁나게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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