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요. 할머니가 계시더라고요. 인사를 " 안녕하세.... " 하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친구에게 " 너 개똥 치우고 나가라고 혔냐 안혔냐. 개가 똥을 솔찬히 쌌는데 치우지도 않고 그냥 나가부리고 말여." 친구는 저와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늦어서 헐레벌떡 나가느라 못 치우고 나갔다.. 뭐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그러자 할머니는 " 아주 이것이 핑계는 청산유수여 그냥. 빨리 치우랑게." 저는 할머니의 말 중 두 단어가 의미를 잘 모르겠는 거예요. 바로 '솔찬히'와 '청산유수'였습니다.
가끔 들어보기는 했어요. 의미를 정확히 몰랐음에도 그냥 넘어가 버리곤 했죠. 이번에 확실한 의미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똥을 솔찬히 쌌네.
'솔찬히'는 '상당히'의 전라북도 사투리였습니다.
사실 저는 , 순수 우리말이고 표준어 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근데 어감은 왠지 괜찮지 않나요? '솔찬히'
*핑계가 청산유수여 그냥
청산유수(靑-푸를 청 / 山 -뫼 산 / 流 - 흐를 유 / 水- 물 수)
: 푸른 산에 흐르는 맑은 물이라는 뜻으로 , 막힘없이 썩 잘하는 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
☞ 푸른 산에 흐르는 맑은 물을 상상해 보면 경사진 계곡을 물이 콸콸 시원하게 흘러내려가잖아요.
말을 시원하게 아주 잘하는 모습을 비유한 것이네요.
그런데 이런 단어를 사실 젊은 사람들은 잘 안 쓰잖아요. '솔찬히'는 물론이고 " 너 말이 청산유수다." 이런 말 잘 쓰나요? 앞으로 친구집에 가면 할머님의 말을 잘 들어봐야겠어요. 신기하고 생소한 단어를 많이 구사하시더라고요.
글을 쓰다 보니 똥이 마렵네요.
똥을 청산유수로 솔찬히 싸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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