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구찜을 먹었습니다. 매콤한 게 딱 제 입맛에 맞더군요. 맛있어요. 아구찜이 생선인 건 알고 있었는데요. 이런 생선인지는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못 먹었을 겁니다.  모르고 먹으면 맛있습니다. 어떤 생선인지 알아보았는데요. 깜짝 놀랐습니다. 첫째는 물고기의 생김새에 놀랐고요. 둘째는 진짜 이름이 '아구'가 아니었다는 것에 놀랐네요. 

 


*아귀 
아구찜에 들어간 물고기는 진짜 이름이 '아귀'입니다. 맞춤법에 맞는 이름은 '아귀찜'이 맞는 거죠. 
아귀는 바닷물고기고요. 엄청 큰 물고기 입니다. 60cm 정도 되고 머리가 엄청 큽니다. 머리가  큰 물고기는 입이 엄청 크죠. 매기처럼 생겼는데 더 끔찍하게 생겼다고 보면 됩니다. 바다의 바닥에서 다니는 물고기고요. 머리가 엄청 크고 입도 크고 꼬리는 작은 물고기입니다. 무섭고 징그럽게 생겼어요. 
머리 부분에 작은 촉수가 있는데요. 그 끝에 작은 물고기 모양의 촉수가 붙어있어요. 바다 바닥에 미동도 없이 가만히 있다가 촉수를 흔들어서 작은 물고기를 유인합니다.  촉수가 먹이인줄 알고 다가온 물고기들을 아주 빠르게 덮쳐서 잡아먹습니다. 이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수산시장 가서 직접 보면요 저걸 어떻게 먹나.. 싶을 겁니다. 그 정도로 끔찍하게 생겼습니다. 
모르고 먹으면 맛있다는 거죠. ㅎㅎ 

 

'아귀찜'에 재료인 물고기 '아귀' 일러스트
아귀

 


그런데 왜 버젓이 이름이 '아귀' 라고 있는데 '아구찜' 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그것은 '발음상의 편의' 때문입니다. 
사람은 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발음상 불편한건 편하게 발음하려고 하죠. 
'아귀'에서 'ㅟ'는 (ㅜ+ㅣ)로 이중 모음입니다. 발음하는 데 있어서 약간의 스트레스를 줍니다. 그래서 발음하기 쉬운 단모음'ㅜ'로 발음하려고 하는 거죠.  '귀 '보다는 '구'가 발음상 편하기 때문입니다.  
 
"어~  나는 '귀' 발음도 별로 안불편한데?!"  이런분 있을 겁니다. 
그러면 그냥 외우셔야 합니다. 
<표준어 규정 2장 4절 17항>에  ' 아귀'의 의미로 '아구'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아귀'만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더 지나면 아마도 '아구'도 표준어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귀'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아구'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 사회적으로 굳어져 버리면 표준어로 승격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짜장면'처럼요. 
 
어쨌든 현재는 '아구'가 아니라 '아귀'가 표준어라서 '아귀찜' 이라고 써야 맞습니다. 
 
그렇다면 '아구'는 뭘까요? 
'아구'도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요. 그중에 3가지만 알아봤습니다. 

 


*아구 
:남폿구멍을 팔 자리 
-남폿구멍 : 남포를 쟁이려고 바위에 뚫어 놓은 구멍 
-남포 : 도화선 장치를 하여 폭발 시킬 수 있게 만든 다이너마이트 
<표준국어대사전>
👉🏻광산에서 바위같은 큰 암석을 폭파시킬 때 다이너마이트를 꽂아 넣으려고 바위에 구멍을 뚫거든요. 그 구멍을 남폿구멍이라고 합니다. 남포가 다이너마이트예요. 

 

*아구 (阿- 언덕 아 / 丘 -언덕 구) 
어느 한쪽이 높은 언덕<표준국어대사전>
👉🏻한자가 '언덕 아', '언덕 구' ㅋㅋ 아구 ㅋ

영화 '폭풍의 언덕' 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폭풍의 아구 ' 라구 해도 되는 거죠. ㅎ _ㅎ


*아구 (芽 - 싹 아/ 球 -공 구) 
무성 생식을 하는 해면동물의 내부에 생기는, 새로운 개체가 될 구슬 모양의 물질 <표준국어대사전>
👉🏻바닷속에는 산호 같은 것들 있잖아요. 그게 해면동물입니다. 산호는 식물이 아니에요. 동물입니다. 
그것들 중에 무성생식을 하는 것들은 자신의 몸에서 작은 싹 같은 걸 틔워서 떨어져 나가면 그게 또 바닥이나 바위에 붙어서 다른 개체로 성장하여 하나의 개체를 이루거든요. 그런 조그만하고 동그란 싹같은 것을 '아구'라고 합니다. 한자도 芽(싹 아) , 球(공 구) 자를 씁니다. 

 


결론은 먹는 바다 물고기는 '아귀'가 맞고요.  '아귀찜'은 맛있다는 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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