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보내려고 우체국에 갔다 왔습니다. 거기서 궁금증이 생겼어요. 사람들 중에 상당 수가 등기를 '등끼'라고 발음을 하더군요. 나이 드신 분들은 대부분 [등끼]라고 그러고, 젊은 사람들은 좀 덜한데 그래도 상당수가 [등끼]라고 부르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등기]가 발음이 편한데요. 왜 사람들은 [등끼]라고 발은 하는 걸까요? 심지어 친구에게 물어보니 친구도 [등끼]라 그러더군요. 제가 틀린 걸까요? 발음이 [등기]와 [등끼] 중에 어떤 게 맞는 것일까요?
알아봤는데요. 이런 현상들이 된소리 현상 이잖아요.등기가 [등끼]로 발음되는 게 맞다면 이것도 된소리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등기'는 한자어 입니다.한자어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는 2가지 경우가 있어요. 국어의 음운 규칙에 의해 된소리가 나는 경우, 한자의 의미에 따라 된소리가 나는 경우입니다.
1. 국어의 음운규칙에 의한 된소리
원래 한자어는 그 자체로는 된소리로 발음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어의 단어 내부에서 일정한 음운 규칙 적용을 받으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①<ㄱ.ㄷ.ㅂ> 받침 뒤에 <ㄱ,ㄷ,ㅂ,ㅅ,ㅈ>이 오면 된소리로 발음된다.
예) 학교 [학꾜] , 국사 [국싸] , 숙제 [숙쩨] , 압박 [압빡] ..
② 'ㄹ' 받침 뒤에 오는 <ㄷ,ㅅ,ㅈ> 이 된소리로 발음된다.
예) 발전 [발쩐] , 갈등 [갈뜽] , 말살 [말쌀]...
<<참고 :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
☞ [등끼]는 위의 두 경우에 해당이 되지 않네요.
2. 같은 단어라도 한자에 따라 된소리로 나는 게 있다.
한자는 의미 글자잖아요. 한글 발음이 같다고 해도 한자가 다른 게 굉장히 많거든요. 한글로 표기가 같다고 하더라도 구성하고 있는 한자에 따라 뜻이 달라져요. 즉, 한자어는 구성하고 있는 한자에 따라 의미와 발음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글로만 써놓으면 발음을 알 수 없는데요. 그래서 사전에는 한자에 따라 발음을 표기하여 구별해놓고 있습니다. 즉, 사전을 찾아서 발음을 확인을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 사적
①. 史蹟(역사 사, 자취 적) → [사 : 적]
:역사적 사건이나 자취 / 문화재
②. 史的(역사 사, 과녁 적) → [사 : 쩍]
:역사에 관한 것 , 오랜 세월을 두고 전해지는 것
☞ 한글 표기는 둘 다 '사적'이지만 ②의 경우 된소리인 [사쩍]으로 읽어야 합니다.
같은 예로 , 용건[용건/ 용껀] , 소수[소수/소쑤] , 경기[경기/경끼] , 광기[광기/광끼], 인기[인기/인끼] .. 가 있습니다.
* 그렇다면 '등기'는 위의 두 경우 중에 어디에 해당할까요?
놀랍게도 '등기'는 위의 두 가지 경우에 다 해당되지가 않습니다.
1번의 음운의 규칙에 해당하지도 않고요.
2번의 경우에 해당하는 게 있는지 사전을 찾아봐도 [등끼] 로 발음이 표시된 것은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잘못 발음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결론은 '등기'는 [등기]로 발음해야 맞고요. [등끼]는 그냥 틀린 발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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