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친구의 생일을 좀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생일을 물어봤는데요. 근데 물어보다 보니 헷갈리는 단어가 있더군요. A: 너 생일 언제야? B: 9월인데 왜? A: 그냥. 9월 몇일인데?
바로 , '몇일' 과 '며칠'이었습니다.
당연히 몇째 날인지를 나타내는 것이니까 '몇일'이 맞는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헐!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며칠' 맞는 것이었습니다.
왜 '며칠'이 맞을까요? 이유가 좀 어렵더라고요. 문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먼저 이 문법을 알아야 합니다. 발음 규칙이 있습니다.
'몇월'은 '몇 + 월'의 합성어인데요.
이와 같은 합성어에서 앞말의 받침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가 오면
앞말의 받침이 대표음으로 바뀌고 뒤 음절의 첫소리로 옮겨져서 발음됩니다.
'몇월'의 경우에는 앞말 '월'의 받침'ㅊ' 뒤에 , 모음으로 시작하는 실질형태소 '월'이 오므로 , 앞말의 받침 'ㅊ'이 대표음 'ㄷ'으로 바뀌고 뒤 음절 첫소리인 '월'로 옮겨져 '둴'로 발음됩니다. 즉, '몇 월'의 발음은 [며둴]로 납니다.
위의 경우처럼 '몇일'도 똑같이 적용된다면 발음이 [며딜]로 나야 합니다. 그런데 [며딜]이 아니라 [며칠]이라고 읽습니다.
위의 발음규칙이 적용되지가 않는 것이죠. 즉 , '몇일'은 '몇 월'과 같은 '몇 + 일'로 이루어진 합성어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어원을 알수가 없는 것이죠.
<<표준발음법 제4장 15항>>에 따르면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어원이 분명하지 않으면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뜻입니다.
결론은
'몇월' - 합성어이고 어원이 분명하여 발음법에 의해 [며둴]로 소리 납니다
'몇일' - 발음법 적용이 안되고 [며칠]로 소리 납니다. 즉, 합성어가 아니고 어원을 알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소리 나는 대로'며칠'로 적습니다.
몇일(X)
며칠(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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